2025년이 지나고... 한 살 더 먹었다.
13살 이후로 떡국을 한 번도 안먹었는데... 13살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1월 ~ 2월]
이번 연도는 당연하게도 BoB를 한 것이 가장 큰 이벤트이자 내 1년을 모두 투자한 일이었다.
25년 1, 2월은 회사에서 교육을 들으면서 보냈다.
매일 9시 출근해서 19시에 집에 돌아오고 회사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며,
아니 이 문제를 왜 해결 못하고 있는 거지? 나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순간이 너무 많아서
매일 밤 호텔에 들어가서 자책하고 슬퍼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 당시에는 나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매 순간 들었고, 여러 가지로 이게 맞을까 고민하는 순간이 많았는데
다시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는 창밖 풍경을 볼 때마다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만큼 재밌었다.
[3월 ~ 5월]
3월부터 5월은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목표였던 BoB 지원 시기가 다가왔고...
언제나 기로 앞에서 한참 고민하고 망설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사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BoB 지원도 수백번 고민했는데...
끝에 BoB 지원 일자가 늦춰지지 않았더라면... 14기에 들어오지 못했을지도...
[6월 ~ 7월]
서류에서 떨어질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기에, 당연하게도 서류평가는 붙었고 필기 시험도 무난하게 봤다.
필기 시험 같은 경우 물론 난 내 점수를 모르지만 내 기준 너무 쉬워서 놀랐다.
내가 아는게 많아진건지... 아니면 쉬웠던 건지...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풀고 인적성을 위해 잠시 쉬었다.
오히려 인적성 평가가 더 어려웠다 ㅋㅋㅋㅋ
그렇게 면접이 다가왔고...
1월부터 6월까지 계속 미리 조금씩 긴장을 해놓은 덕분인지 면접의 경우 떨려서 미칠 것 같고 그러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을 하지 않고 면접을 잘 봤냐? 그건 절대로... 아니다.
면접보고 오랜만에 부모님과 식사를 했다.
면접을 잘 못 본 것 같아서 계속 아쉬운 마음이 들어, 원래였으면 저녁까지 있다가 집에 가려고 했는데
전날 잠을 못자기도 했고 그냥 빨리 쉬고 게임하고 싶어서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내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께 전화가 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웠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최종합격일이 나오기 전까지 아무 생각없이,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잠을 계~속 잤다.
BoB 합격 발표 날도 큰 기대하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같이 화햇 플젝했던 팀원 분께서 DM으로 내 합격 소식을 알려주셔서 알게 되었다.
바로 아빠랑 친구한테 전화해서 자랑하고 햄버거 시켜먹고
BoB 기간 동안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BoB 하기 전에 게임을 몰아서 해야지 라는 결심을 했다.
센터 근처에 구한 자취방 입주가 교육 시작 후 일주일 뒤라,
그 전까지 부모님 집에서 통학을 했는데 공통 교육은 교육 시간이 길고 통학도 대략 1시간 정도 걸려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공통 교육 때가 순수 재미만으로는 BoB 기간 중 제일 재밌었던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같이 점심 먹고 방구석에 던져놨던 내 외향성을 꺼내와서
다시 작동 시켜서 재밌게 놀았다.
너무 재밌게 놀았던 나머지 BoB 하기 전에 "절대로 BoB 하는 동안 게임을 하지 않을거야!" 라는 다짐은 잊은채
쉬는시간마다 사과게임을 했다.
사실 사과게임에 그다지 흥미는 없었는데 나를 놀아주던 언니들이 사과게임 점수 낮다고 빡빡 놀리는 바람에
진심으로 화나서 언니들 이기려고 열심히 했다.
그치만 끝까지 이기지는 못했다.
내가 그 날 지하철을 잘못 내려서 택시만 타지 않았더라면...
그 전날 인사만 해본 사이였던 그 언니에게
택시비 34,000원, 사과게임 27점이라는 놀림거리를 주지 않았을텐데. 비통하다.
신나게 놀기도 했지만 수업도 열심히 듣고 공통 때 나왔던 모든 과제를 제출했다.
가장 재밌었던 수업이 하나 있었는데, 그 수업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서 try를 18번 했다.
과제 다 제출하려고 집에 가서 새벽까지 과제하고... 센터 일찍 도착해서 과제하고...
쉬는 시간에 틈틈이 했어야 했는데 사과게임한 업보를 단단히 받았다.
매일 집에 가서 내일은 사과게임 안하고 쉬는 시간에 과제해야지! 하는 다짐을 했지만...
사과게임 못한다고 놀려서 다시 사과게임을 하고 말았다.
내가 도발에 약한 사람이구나를 알게 되는 계기였다.
[8월]
트랙 교육이 시작됐다.
14기 취분의 경우 역대 수업이 가장 적은 기수였다고 한다.
수업이 적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후반에는 과제 폭탄 맞았다.
화햇 때 같은 반이었던 오빠가 잘 챙겨준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랑 밥 먹고 수업 끝나면 4강의장에서 과제하면서
재밌게 보냈다.
우리 트랙 수업이 적어서 다른 트랙 청강도 가고 여러모로 재밌는 시간이었다.
공통 교육은 다른 사람들이랑 친해져서 같이 노는 것에 대한 재미였다면
트랙 교육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한 재미가 컸다.
멘토님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아니 어떻게 이런게 되는거지? 하고 매 순간 놀랐다.
당시 이해하지 못했던 수업이 몇개 있었는데, 수업 끝나고 자습하면서 아 이게 이런 거구나 이해하는게 너무 재밌었다.
아직도 BoB를 떠올리면 수업 다 끝나고 4강의장에서 오빠들이랑 과제하고 저녁 먹는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대망의 킥오프.
주제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4번인가...?
결국 마지막 킥오프에서 깨지고 멘토님 추천 주제였던 브라우저를 하게 되었다.
사실 그 주제도 처음에는 브라우저가 아니었지만... 마지막에 바뀌었으니 내 플젝 후보로 5개가 싹 지나갔다.
그 5개의 주제 중 다수가 내가 엄청 잘 아는 주제는 아니었지만, 단기간에 그 주제로 킥오프를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9월 ~ 12월]
브라우저도 잘 몰랐고... C++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브라우저 버그 헌팅이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취약점을 어떻게 찾지? 하고 매일 매일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고민했고... 취약점을 찾기 위해 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다.
1차 직전까지 취약점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아서 매일 밤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아도 머리가 복잡해서 잠이 오지 않았는데
1차 발표 일주일 전부터 갑자기 막 나오기 시작해서 다행이었다.
멘토님들께 1차 발표 리허설을 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간만에 푹 잘 수 있었다.
1차 발표가 끝난 후,
저녁부터 뭔가 목이 심상치 않게 아프더니 일주일간 너무 너무 아팠다.
다른 팀원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다들 많이 고생한 탓에 1차 끝나고 긴장이 풀리면서 단체로 아팠나보다.
1차 발표 때 취약점 하나가 나오고 와! 이거 되겠는데? 하고 두근두근 더 열심히 찾아봤는데...
1차 발표 성과가 제일 좋게 나온 것 같다 ㅋㅋㅋㅋ
1차, 2차, 3차 발표가 지날 때마다 멘탈이 나가는 순간이 여러 있었는데
프로젝트 팀원 분들이 잘 챙겨주시고 같이 잘 놀아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 (감사합니당)
우리 팀은 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나까지 빠지면 큰일난다 라는 생각으로 매 순간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티컬한 취약점을 찾지는 못해서 취약점을 찾을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주신 멘토님들과
많은 부분을 알려주시고 밤까지 함께 세워주신 PL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비록 크리티컬한 취약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팀원 분들과 왜 취약점을 찾지 못했을까,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많이 배웠고 프로젝트 이후에도 계속 찾아볼 예정이고, 찾고 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프로젝트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느꼈던 아쉬움들을 차근차근 메워나가고 있다.
리얼월드 버그 헌팅에 대한 여러 지식과 경험을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고, C++의 끝판왕이라고 하는 브라우저에서
첫 리얼월드 버그헌팅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브라우저 단에서 트리거되는 취약점은 몇개 못찾았지만,
native에서 여러개 찾아보면서 아 이런 식으로 되는구나 하며 많이 배웠다.
브라우저 frontend validation을 우회하지 못해서 버그로 제보할 수 밖에 없었던 몇 건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내 실력이 더 좋았더라면 어떻게든 온몸 비틀기로 우회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곤 한다.
최종 발표가 끝났음에도 끝난 것이 실감이 되지 않았는데...
사무실 정리하면서 조금씩 실감이 났다.
사무실 처음 들어갔을 때의 생각과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는 풍경이 겹치면서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고
프로젝트 내내 잘해주셨던 팀원 분들과 헤어지는게 아쉽기도 했다.
PL님께서 프로젝트가 끝난 후,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었는데,
순간순간 해이해질 때마다 그 말씀을 떠올리면서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 크리티컬한 취약점을 못찾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가 쏟은 그 노력과 시간에 대한 아쉬움은 단 하나도 없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다.
[그리고... 2026년]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지났다.
성인이 되고 2년을 다 키트리에서 화햇, BoB하면서 보냈는데 나에게 너무 의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분에 넘칠 정도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해가 지날수록 작년보다 성장한 나 자신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다른 분들이 잘해주신 만큼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2026년에는 한살 더 먹은만큼 실력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더욱 성장해야겠다.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선택과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고민해보는 순간이 많았지만
되돌아봤을 때 그 선택이 최선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올해도 최선의 선택들을 내려서 더욱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Happy New Year everyone]
A형 독감도 아니고 B형 독감에 걸려 집에 갇혀버린 친구와의 온라인 해돋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겠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5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6년엔 더 행복한 일들이 많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